UTMB WORLD SERIES in Chamonix

완주선을 넘은 세 사람

코오롱 애슬릿 김지수 · 강민구 · 안기현이 전하는 샤모니 이야기

지난 8월 말,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UTMB 2026이 막을 내렸다. 몽블랑을 한 바퀴 도는 이 대회는 트레일러닝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완주를 꿈꾸는 무대다.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코오롱 애슬릿(KOLON Athletes)'이라는 이름으로 선수팀을 꾸렸다. 김지수, 김영조, 안기현, 양주하, 강민구 등 국내 정상급 트레일러너들이 여기에 합류했다.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코오롱 애슬릿(KOLON Athletes)'이라는 이름으로 선수팀을 꾸렸다. 김지수, 김영조, 안기현, 양주하, 강민구 등 국내 정상급 트레일러너들이 여기에 합류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김지수, 강민구, 안기현에게 경기 의상을 맞춰 지원하고, 실제 코스에서 지형과 고도, 트레일 상태를 미리 점검할 수 있도록 현지 적응 훈련도 함께 했다. UTMB(Ultra-Trail du Mont-Blanc)는 정비되지 않은 산길과 들판을 달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트레일러닝 대회다.

매년 8월 말 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 3개국에 걸친 몽블랑 산악 지대에서 일주일간 열리며, 거리와 난이도에 따라 여러 종목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174km UTMB 본선을 달린 김지수, 60km OCC 코스를 완주한 강민구와 안기현. 셋 모두 완주에 성공했다. 현장에는 코오롱스포츠 부스도 함께 마련됐다. 부스 한가운데에는 숙련자용 레이싱화 '하이퍼립 TL-X(HYPERLEAP TL-X)'가 놓였다. 무게를 최대한 줄이면서도 반발력을 살린 신발로, 비브람의 '메가그립 엘리트' 밑창을 달아 어떤 지면에서도 잘 붙잡아준다는 설명이 함께였다. 같은 질문에 세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답한 이야기를 한자리에 모았다.

Q. 완주 소감이 어떠세요? 결승선 통과 직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무엇이었나요?

김지수 “한마디로 후련했습니다. 목표 기록은 이루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피니시 후에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강민구 “결승선을 통과한 후에는 언제나 그렇듯 ‘끝났다’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작년보다 올해는 피니쉬 라인에서 한국분들에게 많은 응원과 격려를 받아서 감사한 마음이 크고, 기억에 오래 남고 있습니다.” 안기현 “레이스 할 때는 ‘아, 언제 끝나지’ 싶었던 마음이 결승선을 통과하니 아쉬움으로 변해버렸어요. 이 피니쉬 라인을 밟기 위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의미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Q. 다른 대회와 비교했을 때 샤모니만의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강민구 “고산, 긴 오르막과 내리막, 입에 맞지 않는 음식 등 국내 대회에서는 접할 수 없는 형태와 난이도의 대회입니다. 3개국을 지나 달린다는 특이점도 있습니다.” 안기현 “알프스 산맥 너머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좋아요. 제가 달리는 것 못지않게 서로의 레이스를 응원하고 축하해주는 축제 같은 분위기가 일주일 내내 이어지는 게 샤모니의 매력입니다.” 김지수 “긴 업힐, 긴 다운힐, 고산증세, 낮과 밤의 일교차, CP 음식 정도가 한국과 가장 다른 점인 것 같습니다.”

Q. 레이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장면은 언제였나요?

강민구 “레이스 중간중간 어린 아이들과 지역 주민들의 열띤 응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안기현 “멀리서 카우벨 소리가 들려 응원인 줄 알고 힘을 냈는데, 가까이 가보니 진짜 소 목에 달린 방울 소리였어요. 허무하면서도 웃겨서 혼자 웃었습니다.” 김지수 “몸보다 마음이 더 힘들었습니다. 첫 번째 구간에서 서포터를 만나지 못해 보급을 못 받은 게 심리적으로 가장 힘들었습니다.”

Q. 트레일러닝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강민구 “자전거를 타다 SNS에서 우연히 트레일러닝 사진을 보고 호기심에 도전해본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기현 “러닝크루 친구들이 ‘산 잘 달릴 것 같다’며 제주 오름과 한라산에 데리고 다녀준 것이 계기였습니다.” 김지수 “이런저런 운동을 좋아하던 중 친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100km, 100마일처럼 긴 거리를 몇 시간, 며칠씩 달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강민구 “노력한 만큼, 딱 쏟아부은 에너지만큼 결과로 보상받는다는 점이 트레일러닝의 매력입니다.” 안기현 “아직 100km는 달려보지 않았지만, 자연 속에서 오랜 시간 움직이다 보면 어떤 생각과 감정을 느끼게 될지 궁금해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김지수 “내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확인하고 싶어서입니다. 아직 목표가 있어서 계속 도전하는 것 같습니다.”

Q. 트레일러닝의 매력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강민구 “인내와 버티기” 안기현 “힘들게 쌓은 시간만큼, 성취감과 행복은 복리로 돌아온다” 김지수 “내 한계에 대한 도전과 테스트”

Q.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였고, 어떻게 이겨내셨나요?

강민구 “세 번째 체크포인트로 향하는 오르막이 유독 힘들었는데, 옆에서 달리던 선수들이 외쳐준 ‘알레 알레(가자 가자)’ 소리에 한 걸음씩 다시 나아갔습니다.” 안기현 “같은 구간(Col de Balme)에서 ‘고통 없이 얻는 건 없다’는 말을 되뇌며 버텼습니다.” 김지수 “밤을 지새우고 완전히 낮이 되는 시간 그 지점(120km 이후쯤) 부터가 제일 힘든거 같습니다. 이미 밤을 새운 상태이고 체력도 그 만큼 쓴 상태여서 몸과 마음이 제일 무너지기 쉬운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Q. 완주를 위해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코오롱스포츠의 장비·서포트는 어떤 도움이 됐나요?

강민구 "평소 조깅량을 늘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장비는 당연히 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 신은 TL-X가 딱 그랬습니다. 가볍다 보니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부담 없이 발을 낼 수 있었고, 그만큼 레이스에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코오롱스포츠는 의류·신발 등을 선수들 피드백에 맞춰 빠르게 개선해줬습니다." 안기현 "한 번에 달리는 거리를 10km에서 15km 이상으로 늘리고, 업힐·다운힐 훈련과 스틱 사용 연습을 병행했습니다. 이번에 신은 TL-X는 진짜 가볍더라고요! 다운힐에서 미끄러질까 봐 늘 조마조마했는데, 이번엔 접지력이 좋아서 안심하고 속도 낼 수 있었어요. 실제 필요한 장비를 지원받고, 해외 대회에 동행해준 것도 큰 힘이 됐습니다." 김지수 "주 1회 장거리 훈련을 늘리고 대회 코스 조건에 맞춰 훈련했습니다. 장거리라 신발이 제일 걱정이었는데, TL-P는 끝까지 편했습니다. 후반에 발이 부어도 불편함은 없었던 거 같습니다. 서포터가 음식 보급뿐 아니라 멘탈적으로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Q. 샤모니는 여러 차례 와보셨을 텐데, 한국 브랜드가 부스로 참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알고 있어요. 코오롱스포츠가 부스로 함께한 걸 보니 기분이 어떠셨나요?

강민구 "부스 앞을 지나가던 외국 선수들이 '이게 어느 브랜드냐'고 묻는 걸 몇 번 봤습니다. 8년째 이 운동을 하면서 한국 브랜드가 이 정도로 주목받는 모습은 처음이라, 그 자체로 신기하고 뿌듯했습니다." 안기현 "부스 앞에서 사진 찍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저도 같이 영상으로 담았어요. 평소에 유튜브로 트레일러닝 매력을 알리고 싶었는데, 브랜드 부스까지 함께 있으니 한국 브랜드를 알릴 기회가 하나 더 생긴 것 같아서 좋았어요." 김지수 "레이스 전후에 부스에서 필요한 걸 챙기거나 쉴 수 있어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습니다. 혼자 온 게 아니라 소속팀이 현장에 있다는 것 자체가 안정감이 됐습니다."

Q. 트레일러닝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민구 “‘달려야만 한다’는 생각은 잠시 잊고, 일단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걸어 올라가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안기현 “망설인다는 건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겁니다. 일단 산에 가보고, 대회에도 나가보세요.” 김지수 “마음이 있다면 일단 시작하는 게 맞습니다. 해봐야 나한테 맞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Q. 이제 막 시작한 러너들에게 조언을 한 가지 해주신다면?

강민구 “오늘 5분밖에 못 달렸다면 내일은 5분 30초, 이런 식으로 조금씩 늘려가면 자신감이 쌓입니다.” 안기현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꼭 병행하세요.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니 여유를 갖고 달리면 됩니다.” 김지수 “부상을 조심하세요. 몸도 마음도 무리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Q. 다음 목표나 도전해보고 싶은 대회가 있나요?

강민구 “12월 치앙마이 100K에 도전합니다. 내년 UTMB-CCC 출전을 위한 발판입니다.” 안기현 “10월 제주에서 열리는 UTMB 시리즈 TRANS JEJU 100K로 첫 100km에 도전합니다. 이후 CCC와 인도네시아 Rinjani 100까지 그려보고 있습니다.” 김지수 “UTMB에서의 기록 경신이 목표입니다. 웨스턴 스테이츠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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